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2024년 4월 3일 푸바오의 중국행이 결정되었다. 대한민국의 판다, 대한민국의 첫 정, 푸바오를 중국에 뺏기는 기분이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는데 왜 보내야 하는지 화를 내고 싶지만, 중국의 판다 외교 정책이 그렇다고 한다. 처음부터 그랬다고 한다. 그럼, 바오가족의 중국 반환도 언젠가는 닥칠 미래일 것이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며.
이제 우리 푸바오를 영원히 기억하고자,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기 전에 내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다. 오늘 나는 푸바오와 같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2020년 7월 20일 푸바오 태어나다!
2016년 3월 한국에 온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자이언트 판다가 태어났다. 한국에서 처음 태어난 새끼판다 푸바오. 뉴스에서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동물원에서 태어난 아기곰 정도로 여겼던 내가 바오가족에게 몹시 미안하다. 처음 엄마가 된 아이바오는 정말 기특할 정도로 새끼를 잘 보살피고 잘 키워냈다. 초보 엄마답지 않은 능숙함이었다. 기특해.
푸바오는 우리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첫 판다였고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 우리 국민에게 정말 많은 사랑과 기쁨을 주었다. 태어날 때 그 분홍색 꼬물이를 온 국민이 기억하고 첫 뒤집기, 첫 걸음마를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사랑의 눈빛으로 봐왔다.
꼬물이 시절의 푸바오
태어날 당시 몸무게 197g, 몸 길이 16.5cm였던 푸바오는 100일이 되는 날 5.8kg에 58.5cm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푸바오'라는 이름도 얻었고, 푸뚠뚠, 푸공주, 푸장꾸, 용인푸씨, 푸룽이, 푸짜렐라등 아주 많은 별명, 애칭도 얻었다. 그만큼 랜선 이모와 삼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대견한 아이바오의 사랑과 강바오, 송바오의 보살핌과 사랑으로 푸바오는 장난꾸러기로 자라났다. 아이바오가 푸바오를 양육하는 것을 보며 동물의 모성애 또한 사람의 모성애와 다를 바 없음을 다시금 느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을텐데 아이바오는 아주 훌륭하게 푸바오를 돌봤다.
청소년기의 장난꾸러기 푸바오
푸바오는 엄마와 바깥 세상을 처음 접했을 때, 세상의 공기와 바람을 처음 느꼈을 때, 그리고 고향의 4계절을 하나하나 머리와 가슴속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말 안듣고 말썽도 피웠고, 천둥소리에 놀라 우왕좌왕하기도 했고, 하얀 눈을 보고 신이 나 뛰놀았던 기억들. 그리고 엄마에게 호되게 맞고 내동댕이 쳐졌던 기억들까지. 그리고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바오와 송바오 외 사육사님들의 보살핌, 국민들의 사랑. 모두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푸바오와의 작별을 준비해야 할 때
이제는 몸집이 엄마 아이바오와 견줄만큼 컸고, 이성을 사귈 준비를 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4살이 되기 전 중국으로 가 어른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곳에서 남자 친구도 사귀고 결혼도 하고 새끼도 낳고 그렇게 판생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 푸바오를 생각하면 그게 맞을 것 같긴 한데, 내 자식 멀리 떠나 보내는 이 찢어지는 심정은 어떻게 위로 받을까.
대한민국은 푸바오를 영원히 사랑하고 기억할거야!
중국의 판다 외교 정책과 푸바오의 중국행
판다는 멸종위기종으로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그 개체 수가 1970년대에는 1,000여 마리까지 줄어들었다. 멸종을 막기 위해 중국은 판다의 국외 반출을 금지했고, 판다 연구와 보호 사업을 추진하여 현재는 2,000여 마리까지 늘어났다. 중국은 판다를 상대국과의 우호 증진을 위한 외교 정책으로 적극 활용하였고, 가장 성공한 외교 수단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하지만, 판다의 소유권은 모두 중국이 가지고 있으며 임대의 형식으로 한 마리당 100만 달러(최대 13억 원)이라는 거금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임대한 판다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판다의 소유권 역시 중국이 가지며, 60만 달러(약 7.2억 원)을 내지 않으면 즉시 반환해야 한다. 판다가 사망해도 거액의 금액을 물어야 한다고 한다. 이 모든 수익은 판다 보호 및 번식과 관리 연구 비용으로 충당된다고 하는데 좋은 취지의 정책이긴 하나, 돈이 결부되어 그 의미가 퇴색하는 느낌이다.
우리 푸바오의 경우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지만, 중국의 소유이며 서너 살이 되면 중국에 반환해야 하는 조건에 따라 다음달 4월 3일에 중국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타국으로. 계속 억지 부리고 싶고 부정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푸바오는 지금 떠날 준비를 위해 3월 3일부터 검역생활을 이겨내고 있다. 그런 푸바오를 응원한다.
푸바오 중국 도착. 기초 사랑이 강한 너! 높은 자존감으로 당당하게 살기를!
바오가족의 중국 반환은 언제?
이렇게 러바오, 아이바오, 푸바오, 루이바오, 후이바오 다섯 바오가족은 언젠가는 중국으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미리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런 경험을 처음으로 준 푸바오. 모든 것을 처음 경험하게 하네...
러바오, 아이바오 : 2016년 3월 한국 입성, 2031년 중국 귀환 예정.
푸바오 : 2020년 7월 20일 생일. 2024년 4월 3일 중국행 확정.
루이바오, 후이바오 : 2023년 7월 7일 생일. 중국행은 2027년경으로 추정.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마냥 슬퍼하지는 말자. 강바오, 송바오 사육사님의 말씀처럼 푸바오의 입장에서, 판다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극진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았지만, 야생동물인 판다를 생각하면 좁은 사육장보다는 넓고 넓은 판다공원이 더 좋을 것이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가족을 이루며 사는 것이 행복일 것이다. 우리 바오가족들은 중국에 가서도 좋은 환경과 좋은 사육사를 만나 여전히 사랑을 우리에게 줄 것이고 우리도 사랑의 텔레파시를 끊임없이 보낼 것이다.
사랑해 아이바오!
사랑해 러바오!
사랑해 푸바오!
사랑해 루이바오!
사랑해 후이바오!
2024년 떠나는 푸바오를 기록하는 이 순간에도, 푸바오의 사진을 보며 행복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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