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 하면 우리는 KT, SKT, LG U+ 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듯이 이 3사가 전체 통신시장 매출의 97.1%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22년간의 이 통신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4번째 이통사, 스페이스엑스의 등장이다. 이제 와 새로운 이통사가 등장한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과연 제4 이통사가 등장하면 우리는 무엇을 누릴 수 있을지 오늘 스테이지엑스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이동통신 3사가 과점한 시장의 문제점
선택의 폭이 적은 비싼 요금제
그동안 이동통신사도 많은 발전을 해왔다. 그러면서 우리가 매달 내야하는 요금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3사 요금제는 큰 차이가 없이 거기서 거기였고, 무엇보다 나에게 딱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적었다. 한 달 사용하는 데이터는 금세 사라지는데, 적지 않은 금액을 내도 데이터가 넉넉하지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사실, 무료 문자발송량이나 통화량은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요즘은 문자나 통화보다는 톡으로 대화를 많이 하는 추세이고, 굳이 전화 통화가 필수인 직업이 아니고서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데이터가 아니었나 싶다.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하면 데이터가 터무니없이 적고, 데이터에 맞추자니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야 했다. 4인 가족의 경우 통신비로 나가는 요금도 적지는 않았을 것이다.
체감할 수 없는 데이터 통신 속도
LTE에서 5G로 넘어올 때 우리는 휙휙 날아다니는 속도를 상상했다. 그렇게 광고도 했다. 신세계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어디 그렇던가.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어김없이 속도가 느려져 답답하기 일쑤였다. 왜 내 화면만 안 넘어가고 빙빙 도는 건지 짜증이 날 때도 있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통사들이 주파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라고 한다. 28GHz 주파수는 LTE보다 20배나 빨라 '진짜 5G'라고 하지만, 단점이 있다. 멀리 퍼져나가는 힘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기지국이 촘촘히 세워져야 하는데 이통사들은 이 기지국을 제대로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주파수란?
데이터가 지나가는 도로와 같은 것으로 차선이 많을수록 차가 덜 막히고 속도를 낼 수 있듯이, 주파수가 클수록 데이터가 속도가 빠르게 된다. 주파수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통신사에 관리를 한다. 통신뿐 아니라 항공, 선박, 방송 등 여러 분야에 쓰이는 주파수는 서로 겹치지 않게 정부에서 영역을 정해주는 것이다.
멀리 가는 3.5 GHz : LTE의 4배 속도로 5G보다는 느리지만 멀리까지 잘 퍼져나간다. 우리가 쓰는 5G 데이터는 보통 이 3.5 GHz라고 한다.
빠른 28GHz : LTE의 20배 속도로 영화 1편을 1~2초 만에 받을 수 있는 속도로 '찐 5G'라고 불린다. 멀리 퍼져나가는 힘이 약해 기지국이 촘촘히 세워져야 한다.
** 이사해서 와이파이를 연결하면서 이 비슷한 이야기를 기사님에게 들었으나 그때는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냥 5G는 연결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정도로만 이해했다. 그게 이런 이야기였나 보다. 이런~
정부의 계획에 따른 3사 통신사의 이행결과
정부는 2018년 3사 통신사에 5G 주파수를 나눠주면서 '3년 안에 3.5GHz 기지국 2만 2500개, 28 GHz 기지국 1만 5000개를 만들도록 하였다. 대비 10%를 넘기지 못하거나 데이터 품질 검사에서 30점을 넘기지 못하면 주파수를 못 쓰도록 압수한다고 하였다. 그 결과!
3.5 GHz : 3사 모두 기지국을 300%나 만들었다. 필요이상 많이 만들었다. 데이터 품질검사에는 모두 90점 이상을 받았다. 3.5 GHz는 3사 모두 필요이상 기준을 넘어섰다.
28 GHz : 3사가 약속이라도 한 듯 평균 11%대밖에 만들지 않았다. 겨우 턱걸이로 넘어갔다. 그러나 데이터 품질검사에서는 형편이 없었다. SKT는 30.5점, LG U+ 는 28.9점, KT는 27.3점으로 턱걸이한 SKT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기준에 못 미쳤다.
결국, 정부는 이를 위해 지원금까지 받은 KT와 LG U+ 에 나눠 준 주파수를 다음 달 취소하기로 확정했다. KT 가입자인데 무슨 날벼락인가? 그런데 이미 우리는 평소에 3.5 GHz를 쓰면서 5G로 알았기 때문에 생활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턱걸이한 SKT에는 내년 5월까지 28 GHz 기지국 1만 5000개를 채울 수 있도록 경고했다.
압수한 KT와 LG U+의 주파수는 그럼 누가 관리를 할 것인가?
제4 통신사 스테이지엑스의 등장과 정부의 지원
제4 통신사로 등장한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 계열 알뜰폰(MVNO) 회사였던 스테이지파이브가 이끄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다. 지난 19일 법인 설립을 하며 기존과는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고 다음을 예고했다.
*컨소시엄 : 대규모 프로젝트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둘 이상의 기업이나 단체가 협력하여 구성된 조직을 가르키는 용어.
-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요금제 :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이며 번호이동도 간편하게, 부가서비스는 필요할 때만 신청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갈 때는 필요한 시간대만 미리 예약해 고속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
- 진짜 빠른 진짜 5G 데이터 : 28 GHz 5G망을 깐 후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스마트폰도 선보이겠다. 품질면에서도 기존보다 나은 모습으로 차별화하겠다.
- 찐 5G의 공짜 체험 : 지하철, 병원, 공연장 등에 28GHz 주파수를 활용한 와이파이를 깔아 진짜 5G를 누구나 공짜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스테이지엑스에서 밝힌 포부가 그럴듯해 보인다. 이거 내년 상반기라면 그에 맞춰 바꿀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 줄 설 각이다. 구체적인 윤곽이 실제로 드러난다면 바꾸지 않을 사람 있을까. 무엇보다 제4 통신사의 등장으로 그간의 3사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진 않을 것이다. 그 점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더 흥미로운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다 좋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일각에서는 기지국을 설치하고 제대로 영업하려면 1조 원 이상의 돈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스페이지엑스에서는 그만큼 돈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망 구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동통신 3사의 무선통신시설 공동이용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제4 이통사를 위해 이통 3사가 망을 의무적으로 빌려주는 제도라고 한다. 이통 3사의 경우 억울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게 지원해 줄 때 제대로 좀 하지 그랬나.
2015년도에도 이러한 육성 계획은 있었으나 재무 기준을 갖춘 업체가 없어 정부 지원도 계획에 그쳤다고 한다. 그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되지 않아야 할 텐데, 스테이지엑스의 자신감을 주시해야 할 듯하다.
제4 통신사 스테이지엑스
지난 1월 5G 28 GHz 주파수 경매 당시 최초 경매가 742억의 6배에 가까운 4천301억 원에 낙찰받으며 제4 이통통신 사업자의 기회를 얻었다. 스테이지엑스는 4천301원은 5년간 나누어 내고 기지국 등 통신설비에는 3년간 1천827억 원을 분할 투자할 계획으로 총 6천228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는 정부 지원금을 제외한 4천억 원은 준비했고 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몇 백억, 몇 천억의 단위가 서민으로서는 참으로 와닿지 않는 금액이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제대로 된 촘촘한 계획으로 이통 3사가 과점한 이동통신시장에 합리적이고 획기적인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년 상반기를 기대해 보아야겠다. 그리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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